글로벌 채권 매도세 유럽으로 확산, 금리 급등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정부 차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고, 압력이 대서양 건너편에 머물 것이라고 가정했던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레이더들이 유럽 채무의 ‘검은 목요일’이라고 부른 이 움직임의 규모는 정부가 계속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되살렸다.
세부 사항이 중요하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잠시 4.96%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차입 비용 격차, 즉 투자자들이 위험 지표로 주시하는 이른바 스프레드는 1.4%포인트로 확대됐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금리도 함께 상승했고, 영국의 30년물 길트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6%를 돌파했다. 이는 작은 기술적 움직임이 아니다. 대출자들이 유럽 정부 부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다.
방아쇠는 부분적으로 미국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다른 모든 자산을 재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정부 부채가 대부분 자산을 평가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이 차입에 더 많이 지불하는 세상에서는 유럽 채권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적 요인이 이 움직임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랑스는 안정적인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정 계획은 명백한 새 수입 없이 무거운 지출 약속을 안고 있다. 경제 규모에 비해 막대한 부채를 진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어떤 심리 변화에도 취약하다.
시점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경제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2026년 성장 전망을 0.6%에서 0.8%로 상향하고 2027년 GDP의 0.6%에 해당하는 추가 차입 여력을 유럽연합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요청은 단순한 현실을 반영한다. 유럽의 성장은 느리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더 많은 재정 여력을 원한다. 그러나 바로 그 느린 성장이 대출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경제가 성장할 때 부채를 감당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일반 가계에 미치는 연쇄 반응은 간접적이지만 실질적이다. 정부 금리 상승은 모기지 금리, 기업 차입 비용,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위험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 더 큰 할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도 부담을 준다. 앞으로 몇 달 안에 부채를 재융자해야 하는 기업들은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될 것이다.
정치적 배경도 미묘하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조기 사임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그녀를 대체할 준비가 된 이탈리아 후보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 추측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시장은 예산에 대한 불확실성만큼이나 통화 정책을 누가 운영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 가지에 달려 있다. 미국 금리가 안정되는지, 그리고 유럽 정부가 차입 계획이 신뢰할 만하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다. 둘 다 실패하면 채권에 대한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 둘 중 하나가 개선되면 공포는 찾아온 만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지금으로서 시장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값싼 정부 차입의 시대는 끝났고, 유럽은 그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