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은 빠르게 팔리지만, 아직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AI 안경은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출하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전시회에서는 전시업체들이 테이블 위에 시연용 제품을 올려두기도 벅차며, 주요 가전 브랜드는 모두 개발 중인 제품을 하나씩은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구매자에게 이 안경이 실제로 무엇에 쓰이는지 물으면, 대답은 대개 흐지부지 끝난다.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니다. 현대의 프레임은 몇 시간을 써도 될 만큼 가볍고, 배터리도 개선됐으며, 내장된 카메라와 마이크는 정말로 성능이 뛰어나다. 문제는 안경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스마트폰이 이미 더 잘한다는 점이다. 메뉴를 번역해 달라고 하거나, 명소를 식별하거나, 메시지를 소리 내어 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기만 해도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쪽이 더 빠르고 덜 어색하다고 느낀다.
이것이 바로 ‘닭갈비 제품’의 정의다. 나쁘지는 않지만, 없어도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 것. 이 범주를 추적하는 분석가들은 같은 질문으로 계속 돌아온다. 안경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안경을 통해서만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냐. 그 질문에 진짜 답이 나오기 전까지, 출하량 증가는 진정한 수요보다 호기심과 기업의 열의를 반영할 뿐이다.
두 번째 벽은 프라이버시다. 얼굴에 달린 카메라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며, 좋은 방향으로 바꾸지 않는다. 카페, 헬스장, 학교는 착용자에게 벗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제품은 착용 빈도에 한계가 있고, 집에 두고 나오는 기기는 결코 습관이 되지 않는다.
세 번째 벽은 상호작용이다. 음성 명령은 조용한 방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번화한 거리에서는 크게 실패한다. 다리 부분의 터치 조작은 다루기 번거롭다. 제스처 인식은 여전히 파티 묘기처럼 보인다. 업계는 사람이 코 위에 사는 컴퓨터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그것이 없으면 모든 사용 사례는 일상이 아니라 데모처럼 느껴진다.
가장 설득력 있는 단기 틈새시장은 좁고 실용적이다. 두 손을 자유롭게 써야 하는 창고 작업자. 체크리스트를 따라야 하는 외과의와 기술자. 고개를 숙이지 않고 내비게이션을 원하는 자전거 이용자와 러너. 짐으로 두 손이 가득 찬 채 낯선 도시를 이동하는 여행자. 이들은 실제 수요이며, 동시에 제조사들이 흔들려는 스마트폰 사업에 비하면 작은 시장이기도 하다.
이 범주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아마도 기능 목록이 가장 긴 기업이 아닐 것이다. 안경이 단순히 편리한 것을 넘어 분명히 우월한 단 하나의 작업을 찾아내고, 그 작업을 강한 햇빛과 시끄러운 거리에서도 매번 완벽하게 작동하게 만드는 기업일 것이다. 그것은 현재의 과열 주기가 시사하는 것보다 느린 길이며, 어딘가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다.
지금으로서 AI 안경을 정직하게 묘사하자면, 존재 이유를 아직 찾고 있는 유망한 액세서리다. 하드웨어는 준비됐다. 소프트웨어는 따라잡고 있다. 이유가 빠져 있다. 누군가 그것을 찾기 전까지, 이 범주는 출하량 차트에서는 계속 성장하고 서랍 속에 계속 놓여 있을 것이다.